해마다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꼭 들르게 되는 곳이 있어요. 바로 대전의 오동선 벚꽃길이에요. 올해는 특히 일정이 빠듯해서 아쉽게도 밤 시간에야 겨우 다녀올 수 있었는데, 뜻밖에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고 돌아왔답니다.
오동선 벚꽃길은 ‘세상에서 가장 긴 벚꽃길’이라는 수식어답게 꽤 긴 구간 동안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예요. 차량으로 천천히 달리며 즐기면 약 40분 정도 이어지는데, 도로 양옆으로 늘어선 벚꽃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와요. 일부 구간엔 아직 덜 핀 곳도 있었지만, 대체로 만개한 벚꽃이 길 전체를 화사하게 감싸고 있었어요.
사실 이 길은 햇살이 비치는 낮에 찾아야 더 예뻐요. 밝은 빛 아래서 꽃잎이 반짝이는 모습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거든요. 그런데 이번에는 벚꽃이 절정을 맞았다는 소식을 듣고, 망설일 틈 없이 아이 손을 잡고 밤길을 나섰어요.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마음이었는지, 밤인데도 차량이 줄을 이뤘답니다.
하지만 그 덕분에 느리게 지나가는 속도로 오히려 벚꽃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었어요. 가로등 불빛에 비친 벚꽃나무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기며, 낮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선사했죠. 조용히 차 안에서 음악을 틀고 아이와 벚꽃을 바라보는 그 시간이 참 따뜻하고 좋았어요.
이제 곧 벚꽃잎이 하나둘 흩날리기 시작할 시기예요. 아마 이번 주말 즈음이면 오동선 벚꽃길 특유의 벚꽃비를 만날 수 있을 듯해요. 낮에 그 벚꽃비를 맞으며 터널처럼 이어지는 길을 달리면, 정말 현실감이 사라질 만큼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져요.
다만 주말에는 차량이 너무 몰려 정체가 심할 수 있어요. 돌아가는 길이 몇군데 없어 한 번 막히기 시작하면 움직이기 어려울 수 있거든요. 혹시 방문하실 계획이라면 여유로운 평일 낮을 추천드려요.
봄날의 짧은 선물 같은 벚꽃, 올해는 밤의 오동선 벚꽃길에서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네요. 다음엔 꼭 햇살 좋은 날 다시 걸어보고 싶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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